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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브리핑-여행자(심킨 대니얼 심킨 지음)

눌재상주사랑 2008. 12. 22. 05:39

시간도 물건처럼 보관할 수 있다면…
 여행자
 대런 심킨·대니얼 심킨 지음/공경희 옮김/황소자리/96쪽/1만1천800원
어느날 저녁, 식사를 하던 한 남자에게 이런 말이 들려왔다. "우리가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여기까지예요."

그 문장은 마치 섬광처럼 작가의 상상력을 일깨웠다. 그는 '그래, 시간도 물건처럼 보관할 수 있다면, 더 소중한 일에 쓸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날 밤 단숨에 써내려간 책이 바로 '여행자'다.

자상한 부모님, 친구들, 사랑스러운 여자친구까지 있는 꼬마 찰리는 어느날 긴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는다. 왜냐면, 소년은 자신의 삶이 완벽하지 않기에 행복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찰리는 잠금장치가 있는 커다란 가방에 큼직한 10년들, 둥근 1년들, 네모난 한 달들, 자잘한 1초까지 차곡차곡 쓸어담았다.

그리곤 이 시간가방을 들고서 이 시간을 전부 바쳐도 아깝지 않을 '완벽한 어떤 것'을 찾아 걷고 또 걸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숲도, 바람이 부는 사막도, 반짝이는 바다도 찰리에게 완벽하지 않았다.

그렇게 평생을 떠돌다 집으로 돌아온 찰리. 그는 새삼 알게 됐을까. 행복이란 지금 여기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난롯가에서 낄낄거리며 나누는 대화 언저리에 있다는 것을.

2008-12-20 08:08:35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