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스플리트
- [해외여행]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스플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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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유적과 중세 유적이 어우러진 스플리트
로마시대의 웅장한 디오클레티안 궁전과 중세시대에 개축된 대성당과 종탑, 이후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어우러진 스플리트. 이 고풍스런 도시는 두브로브니크에서 북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달마티아주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영화 ‘101마리의 달마티안’에 나오는 그 점박이 개의 고장인 곳이다.
높게 솟은 종려나무 아래 대리석으로 바닥을 깐 해안도로에는 라벤더 향이 넘치고 있다. 바다로 이어지는 남문을 통해 구시가로 들어서자 오래된 역사의 애잔함이 묻어났다. 천민 출신으로 로마 황제에 오른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영묘(靈廟)는 중세에 대성당으로 개조되었으며, 영묘를 장식하기 위해 이집트에서 가져온 스핑크스는 허리가 깨어져 있었다. 한때 화려했던 궁전은 허물어졌고, 아름다운 열주(列柱)와 빈 벽들만이 예전의 영광을 말해주는 듯했다.
성 중앙으로 들어가면 세계에서 가장 웅장한 로마 유적의 하나였다는 디오클레티안 궁전과 대성당, 종탑, 황제의 거처, 열주의 광장, 스핑크스, 주피터 신전 등이 있다. 궁전은 BC 295년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은퇴 후 머물기 위해 지은 것이다. 바로 앞은 둥근 기둥들이 늘어선 가로 35m, 세로 13m의 열주의 광장이다.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약 60m의 종탑이 있는데, 종탑 전망대에 서면 스플리트의 아름다운 구시가지와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아드리아해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원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영묘를 개조한 대성당은 신비스러운 느낌의 아름다운 조각과 성화로 장식되어 있다.
바다로 향한 남문을 비롯해 사방으로 4개의 문을 가진 사각형의 성곽도시인 구시가는 초기에 디오클레티안 궁전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고, 7세기경 슬라브족과 아바르족의 침략으로 살로냐의 주민들이 이곳으로 피난해 오면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주위에는 점점 건물들이 들어섰고, 스플리트라는 지명도 이때 붙여졌다.
지오바니 다 라벤나 주교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영묘를 기독교 교회로 개조하고, 주피터 신전은 세례당으로 바꾸어버렸다. 중세 시대에는 로마 유적지를 헐어버리고 고딕 양식의 건물을, 이후에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까지 지었다. 그래서 구시가를 둘러보면 각종 건축양식이 혼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플리트 구시가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은 동서 150m, 남북으로 200m에 이르는데, 성의 동서남북으로 큰 도로가 나 있고 4개의 문이 있다. 북문은 아름다운 아치와 조각으로 장식된 화려한 문이어서 ‘황금의 문’이라고 한다. 북문을 나서면 크로아티아의 대표적인 조각가 이반 메스트로비치의 작품인 그레고리 닌스키의 청동상이 우뚝 서 있다. 주교의 오른발 엄지발가락을 보면 황금색으로 반짝이고 있는데,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기록 때문이다. 그레고리 닌스키는 10세기경 크로아티아인들이 모국어로 예배를 볼 수 있도록 투쟁하여 이곳 사람들의 지극한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 ▲ 5 두브로브니크 구항구. 인근 노크롬 섬으로 가는 배가 출발한다. 6 스플리트의 대표적인 조각가 이반 메스트로비치의 조각상 발을 만지고 있는 아이들. 발가락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한다.7 디오클레티안 궁전과 열주의 안뜰. 대리석 기둥과 아치가 아름답다. 8 대성당 종탑에서 본 구시가. 스플리트 구시가와 신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 9 스플리트에 있는 로마 시대의 주피터 신전. 중세에 세례당으로 바뀌었다. 10 스플리트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그림을 파는 구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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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바라보며 마시는 카바 한 잔은 잊지 못할 추억
골목길을 따라 서문으로 나오면 나로드니 광장이다. 광장 주변으로는 아름다운 노천카페가 자리 잡고 있고, 조금 더 서쪽으로 나가면 이곳 사람들의 생생한 일상을 볼 수 있는 수산시장이다. 아드리아해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도미류, 바닷가재, 새우, 조개류, 문어 등 해산물이 지천이다. 완만한 경사를 가진 서쪽 골목길을 따라가면, 동화 속에 나오는 듯한 예쁜 집과 골목길을 만날 수 있다.
동문으로 나가면 ‘그린 마켓’이라는 커다란 시장이다. 옷가지부터 싱싱한 야채와 과일, 빵, 꽃을 파는 이곳 사람들의 활기찬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지하통로를 따라 남쪽으로 나가면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 남문이 있다. 지하통로 주변은 기념품을 파는 상점이 들어서 있다. 남문을 나서면 시원스런 아드리아해가 펼쳐져 있고, 종려나무와 가로등이 인상적인 거리가 펼쳐진다. 허브향 은은한 카페에 앉아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진한 ‘카바’ 한 잔은 여행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여행Tip
시 차 우리나라보다 8시간 늦다.
환율 및 환전 화폐는 쿠나(Kuna·1쿠나 약 170원·2008년 6월)이고, 유로와 달러로 현지에서 환전하면 된다.
기 후 스플리트와 두브로브니크는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에는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겨울에는 온난하고 비가 많이 내린다. 5월에서 9월까지 방문하기에 좋다.
기 타 대부분의 주민들이 민박을 하고 있고, 물가는 서유럽과 비슷한 수준으로 비싼 편이다. 저렴한 메뉴가 10~20유로 정도. 영어도 잘 통한다.
교 통 ○두브로브니크 유럽 주요 도시에서 항공편으로 들어갈 수 있고, 자그레브에서 국내선 비행기, 버스, 기차로 들어갈 수 있다. 호바르, 스플리트, 자다르, 리예카에서는 페리와 버스로 들어갈 수 있다. 버스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크로아티아 남쪽을 단절하고 있으므로, 네움에 있는 국경검문소를 통과해야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바리에서 페리를 타고 갈 수 있다.
○스플리트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 스플리트까지 연결되는 항공편이 편리하다. 런던과 로마 등 유럽의 주요도시에서도 비행기가 운항한다. 자그레브에서 매일 출발하는 열차를 이용하면 9시간 정도 걸린다. 두브로브니크, 호바르, 코르촐라 등 본토와 섬에서 페리로 들어갈 수도 있다.
/ 글·사진 김원섭 여행사진작가 gida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