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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앓는 10세 소년 미술계 데뷔편지원군, 서울오픈아트페어서 최연소

눌재상주사랑 2009. 4. 9. 21:55
난치병 앓는 10세 소년 미술계 데뷔
편지원군, 서울오픈아트페어서 최연소 입선
  • ◇편지원군(가운데)이 아버지·어머니와 자신의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천성 근육병을 앓는 초등학교 3학년생이 젊은 작가 공모전에 입선해 현대미술 무대에 오른다. 주인공은 올해 초등학교 3학년생인 편지원(10·천안시 두정동)군. 편군은 15일 개막하는 서울오픈아트페어(SOAF)의 젊은 작가 발굴 프로젝트인 ‘이머징 아티스트 콘테스트’에서 83명의 당선자 중 최연소자로 입선했다.

    SOAF 사무국 측은 “200여명의 응모자 중 편군을 빼고는 당선자 모두가 미술을 전공하고 있거나 전업작가를 희망하는 성인이었다”고 말했다. 심사에 참여한 청작화랑 손성례 대표는 “심사위원들이 그 또래치고는 매우 잘 그린 재미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해 가능성을 보고 당선작에 넣었다”고 말했다.

    편군의 아버지 편종필(40)씨는 “아내가 인터넷 검색 중 공모 사실을 알게 됐고 근육병센터에 수익금 일부를 지원한다는 취지도 좋아 그냥 한번 응모했는데 당선됐다”며 “지원이가 발표가 언제냐며 마음을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는데 매우 기뻐했다”고 전했다.

    편군이 출품한 그림은 판교 교차로, 서이천 휴게소 등의 지도 그림으로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됐다. 이 지도 그림은 모두 편군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편군은 차로 다닐 뿐인데도 길 구조와 표지판, 고속도로 번호 등을 모두 외울 정도로 지리에 관심이 많다.

    아버지 편씨는 “지원이가 3세 때부터 지도와 지리 등에 관심이 많았다”며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를 줄줄 외우고 있어 ‘인간 내비게이션’ 수준”이라고 말했다.

    편씨는 남서울대 교수이자 유리공예 작가이며, 아내 류혜진(41)씨 역시 도예작가다. 그는 “부모가 미술 관련 일을 하지만 집에서 별도로 미술을 가르치지 않았다”며 “아이가 몸이 조금 아픈 대신 지적 호기심과 창의력이 뛰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편군은 처음엔 또래들처럼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나 색연필을 사용해 그림을 그렸지만, 아버지 편씨가 그림의 독창성을 알아보고 지난 겨울방학 아예 캔버스와 물감을 사다줬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도 모두 올해 그린 것들이다. 편씨는 “아이가 그린 그림을 모아 놓았다가 6학년 때 전시를 열어 줄 계획”이라며 “아이의 건강이 허락되는 한 하고 싶은 활동을 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편군의 작품은 15∼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오픈아트페어에서 전시되며, 판매 수익의 일부는 영동세브란스병원의 근육병센터를 통해 선천성 근육병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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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09.04.09 (목) 20:39, 최종수정 2009.04.09 (목)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