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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여성] 바르톨로메우스 슈프랑거―제우스와 안티오페뒤엉킨 남녀 보

눌재상주사랑 2009. 4. 9. 22:14

명화 속 여성] 바르톨로메우스 슈프랑거―제우스와 안티오페

뒤엉킨 남녀 보기만 해도 더운 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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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르톨로메우스 슈프랑거는 문화예술의 수호자로 불렸던 신성로마제국 루돌프2세의 궁정화가들 중 한 사람이었다. 황제는 특히 그리스로마신화의 원전 격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선호했는데, 슈프랑거는 그의 이런 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켜 주었다고 전해진다.

    그의 작품 ‘제우스와 안티오페’는 제우스가 반인반수(半人半獸) 사티로스로 변하여 아름다운 테베의 왕녀인 안티오페에게 접근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어떻게 제우스임을 확신하냐고 묻고 싶다면, 안티오페의 늘씬한 다리 곁에 자리잡은 제우스의 상징동물, 독수리를 보시기 바란다.

    본래 신화 속 이야기에는 제우스가 잠들어 있던 안티오페에게 다가가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화가는 두 주인공이 적극적인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변형해 오감을 자극하는 비주얼을 창조했다. 아마도 작품을 주문한 황제의 취향을 맞추어 주기 위한 것이었으리라. 서로를 어루만지며 뒤엉킨 남녀의 육체는 보기만 해도 더운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후끈하다. 휘어지고 뒤틀린 신체의 표현은 바로크미술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지금으로 치자면 조강지처인 헤라가 떡 하니 버티고 있음에도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는 마치 본능에 충실하듯 끊임없이 신과 인간을 불문한 여성편력을 자랑한다. 가히 불굴의 번식력을 가진 정욕의 화신이라 칭할 만하다. 인류학자들은 이를 두고 하늘을 상징하는 신이 대지를 칭하는 여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이 통치하는 세계의 번영을 꾀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신들이야 나이 들지 않으니 왕성한 성욕을 유지하련만, 서양에선 야성적이며 주색을 밝히는 사티로스의 몸을 빌려야 했던 걸 보면 신들의 제왕도 연애행각에 지친 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사랑을 나누는 행위’는 두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결합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것일 뿐 아니라, 실제 사회생활의 성취도와 행복감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즉, 만족스런 성생활을 누리는 사람이 삶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체적 기능이 떨어지는 노년의 삶은 반드시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걸까? 실버타운 등 노년층이 집중 거주하는 지역에 비뇨기과가 적지 않은 데다 대부분 성업 중인 것을 보면 이는 기우인 것 같다.
    심형보 바람성형외과 원장


    비록 젊은 층의 외면을 받고 있지만, 노년의 성 역시 삶의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없다. 아니, 이성을 향한 사랑과 성욕에 있어 어디 남녀노소의 구분이 필요하겠는가. 실제 의학적으로도 지병 없이 건강한 노인이라면 남녀 모두 80∼90대에도 행복한 성생활이 가능하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80세에 10대 소녀에게 연정을 느꼈다고 고백한 것이나, 81세에 태어난 딸을 안고 다니며 젊은 아내와의 사랑을 과시했던 배우 앤소니 퀸 등이 대표적 예다.

    청춘의 사랑이 자극과 본능적 이끌림에 근거한 것이었다면, 세월의 질곡을 경험한 이후의 사랑은 작은 신호로도 더욱 견고히 유지될 수 있기에 더욱 완숙미를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혹자는 노후의 성생활을 두고 ‘등산’에 비유하기도 한다. 천천히 오를 뿐 등산은 계속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대신 젊을 때이든 노후에든 상대의 생리와 감정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경주되지 않는다면 욕정의 해갈 뒤에 오는 공허함에 신음하게 될지 모른다. 사랑은 그렇게 두 사람이 몸과 마음을 합쳐 조심스럽게 가꾸며 완성해 나가는 것이 아닌가.

    심형보 바람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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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09.04.09 (목) 17:46, 최종수정 2009.04.09 (목)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