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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꼭 한번은 가보기를 희망하는 ‘여행의 종착역’-인도 바라나시

눌재 2010. 2. 18. 14:03

많은 이들이 일생에 꼭 한번은 가보기를 희망하는 ‘여행의 종착역’이라 불리는 인도는 최근의 여행자들이 원하는 깨끗하고 편안한 여행과는 아직까지 거리가 먼 곳다. 그럼에도 해마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인도를 찾는 이유는 다른 여행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한한 종교적 에너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교와 신들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인도인들은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신적 풍요를 더 중요시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면을 가장 잘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 카스트제도에 대한 인도인들의 생각이다.

여행자들의 눈에는 한없이 불공평하게 보이고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도의 카스트제도는 근대에 이르러 인도 정부에서 법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지만 실제 인도를 여행하다 보면 아직까지도 사회 곳곳에서 공공연히 통용되고 있음을 보고 느끼게 된다. 이런 차별과 불평등 속에서도 인도라는 거대한 나라가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모든 불평등을 평등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다음 생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카스트로, 더 나은 삶으로 태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종교의 힘이라 할 수 있다.

힌두교 신 곳곳 조각…숭배 신은 제각각

인도를 여행하다 보면 유적, 사원뿐 아니라 버스, 식당, 가게 등 발걸음을 옮기는 곳마다 인도의 대표 종교인 힌두교의 신들이 그려져 있거나 조각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신들의 종류가 놀랄 만큼 많은 데다 사람들마다 숭배하는 신도 다 제각각이다.

수많은 신들 중 어떤 신을 믿든 간에 힌두교인이라면 누구나 소망하는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힌두교 최대의 성지인 바라나시(Varanasi)에서 삶을 마감하는 것이다. 3천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영적인 빛으로 넘치는 도시’라는 의미를 가진 곳이자 파괴와 창조의 신인 시바신의 성도이기도 한 바라나시는 북쪽의 바루나(Varuna)강과 남쪽의 아시(Assi)강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서 지명이 유래된 곳이지만 이곳은 도시를 따라 유유히 흐르는 갠지스(Ganges)강을 떼어놓고는 설명이 안 되는 곳이다.

히말라야 산맥에서 발원하여 뱅골만으로 흘러들어가는 길이 2천460㎞의 갠지스강은 강 자체가 신격화된 여신(Ganga Mata Ji/어머니인 갠지스강)으로서 숭배되고 있다. 갠지스 강물에 목욕을 하면 모든 죄가 씻김을 받으며 죽은 후에는 자신을 태우고 남은 재를 강물에 흘려보내면 영혼이 자유로워져 극락으로 갈 수 있다고 힌두교인들은 믿고 있으며 현지인들에게는 갠지스강이라는 이름보다는 강가(Ganga)로 불린다.

갠지스강을 따라 여러 힌두교 성지들이 발달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바라나시는 최고의 성지로 꼽히는 곳이기 때문에 매년 100만명이 넘는 순례자들이 바라나시를 방문하고 있다. 가족들이나 지인들과 함께 오지 못한 순례자들은 그들을 위해 갠지스강의 물을 물통에 담아 가져 가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적으로 강물을 밀폐된 용기에 담아 놓으면 일주일을 전후해 상하기 시작하는데 반해 갠지스 강물은 몇 년을 담아놓아도 상하지 않는다고 한다.

바라나시 순례자 매년 100만명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바라나시를 방문하는 순례자들과 여행자들이지만 결국 그들이 이르게 되는 곳은 갠지스강을 따라 펼쳐져 있는 가트(Ghat)이다.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가트는 육지와 강을 이어주는 계단으로 갠지스강 서쪽 기슭을 따라 수십 개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데 그 중에서 순례자들에게 성지로 여겨지는 곳은 바루나상가므, 마니카르니카, 판치 강가, 다샤슈와메트, 앗시 등 5곳이다.

<Tip># 가는 방법과 숙소

한국에서 바라나시로 바로 가는 항공편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도의 수도 델리로 들어간 다음 델리에서 비행기나 기차로 바라나시까지 이동한다. 델리에서 바라나시까지는 비행기로 갈 경우 1시간 10분, 기차로 갈 경우 10~1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여행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인 만큼 숙소를 찾기는 어렵지 않으나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가트로의 접근성이 좋은 가트 근처의 숙소를 선호하기 때문에 전망과 위치가 좋은 숙소들은 만실인 경우가 많은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 비슈와나트 사원

1천500개가 넘는 힌두 사원이 있는 바라나시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원은 시바신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비슈와나트 사원이다. 사원 지붕이 금박으로 덮여 있어 Golden Temple이라고도 불리며 시바 신의 상징인 링가(남성의 성기 모양을 한 돌)가 모셔져 있다. 힌두교도 외에는 내부 입장이 불가하지만 군데군데 나 있는 창들을 통해 조금이나마 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