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의 와인 있는 서재]
영국이 먼저냐, 프랑스가 먼저냐… 샴페인 `元祖전쟁`
⑦ 발포성와인의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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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런 기원에 대한 의문점은 빵,치즈 같이 자연 현상의 도움을 받아 완성되는 식품에는 항상 존재하며,정확하게 사실 증명이 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발포성 와인은 성경에도 인용될 정도로 오래됐으며 고대 이탈리아에서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기는 하지만,재미있는 것은 논란의 한복판에 서로에 대한 민족적 자존심이 남다른 영국과 프랑스가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발포성 와인의 기원 논쟁 중에는 어느 개인에 의해 발명된 것이 아니라 자연 발생적으로 만들어 졌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우선 영국의 입장을 살펴보자.영국의 유명한 희곡 작가 조지 에서리지 경(卿)이 1668년 발표한 'She Would If She Could'라는 연극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거품이 가득한 샴페인을 한 병 마시고 나면…,이것은 당신을 사랑에 취하게 하는 미약이 된다. " 또한 1676년에 발표한 이 작가의 희극 작품 'The Man of Mode'에서도 샴페인이 또 한 번 인용되는데,"점차 샴페인이 힘을 잃으면서,힘들고 지친 연인들은 빠르게 원기를 회복한다"라는 구절이다. 이 밖에도 샴페인에 관한 인용 문구는 여러 영국 문학작품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영국이 시조라는 설득력 있는 근거는 따로 있다. 바로 샴페인을 보관할 때 필요한 용기와 코르크가 그것이다. 발포성 와인은 기포가 생성될 때 생기는 엄청난 압력을 감당할 수 있는 특수한 저장용기와 코르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6세기 중반 프랑스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산업화가 진행됐던 영국에선 발달된 요업기술로 이런 특수 유리병을 제작할 수 있었으며,구멍이 작은 코르크도 준비돼 있었다고 주장한다.
프랑스가 최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우선 1531년 프랑스 남부 생 힐레어(St Hilaire)수도원 수도사들이 '블랑켓 드 리뮤'(Blanquette de Limoux)라는 이름의 발포성 와인을 처음 만들었고 지금도 만들고 있다는 역사적인 사실이 '프랑스 최초론'의 근거를 이룬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의미의 '발포성 와인의 최초 제조자'로 인정하는 동 페리뇽이 1695년께에 프랑스 오빌레이 수도원에서 샴페인을 제조한 것은 역사적 사실로 기록에도 남아 있다.
효모에 의해 당분이 분해돼 알코올로 만들어지는 알코올 발효과정에서는 부산물로 탄산가스와 열이 발생한다. 따라서 와인에 어느 정도의 기포가 생기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프랑스 상파뉴 같이 추운 지역에서는 발효 중이던 와인이 겨울철 기온이 낮아지면 일단 발효를 멈췄다가 이듬해 따뜻한 봄에 추가 발효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와인에는 거품에 가까운 기포가 생긴다. 이런 점을 십분 참고한다면 당시 영국에서 마시던 샴페인은 프랑스에서 겨울철에 수출한 와인이 따뜻한 봄이 되어 영국 현지에서 추가 발효를 시작한 것으로 유추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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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칼럼니스트 · 여유공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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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10 17:41 / 수정: 2009-04-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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