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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酒 .6] 독일의 음주문화

눌재상주사랑 2009. 10. 10. 18:40

[알려酒 .6] 독일의 음주문화
맥주는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게 아니고 대화 수단
맥주의 나라 독일은 음주가 생활의 일부다.

맥주가 이들의 기록에 등장하는 것은 10세기쯤. 그러니까 천 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맥주를 마신 역사가 오래된 만큼 독일인의 술문화 또한 상당히 성숙됐다고 볼 수 있다. 성숙된 독일의 음주 문화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음주는 우리와 달리 그리 공격적이지 않다. 일종의 대화 수단이랄까. 대화를 즐기기 위한 하나의 도구다. 라인강변에 자리자고 있는 쾰른과 뒤셀도르프의 술집 거리는 주말이면 새벽 2시까지 흥청거린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취흥이 도도해져도 결코 고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맥주는 대회를 윤기있게 하는 촉매제 역할만을 하는 것이다.

또한 음주는 하되 법 테두리를 지킨다.독일에는 곳곳에 비어가르텐으로 불리는 맥주집이 산재해 있고 주택가에도 술집이 자리잡고 있다. 이 맥주집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영업을 하는 데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 밤 10시반 이후에는 옥외에서는 술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엄격한 법이 있고 이를 업주들이 철저히 지킨다는 것이다. 주택가의 비어카르텐이 인기를 끄는 데는 음주운전을 피하려는 독일인들의 지혜도 배어 있다. 독일인들은 요즘 술자리가 있는 날이면 으레 순번을 정해 그날의 운전자 1 명을 정하고 이 운전자는 술자리에서 대화만 즐기되 음주는 거의 하지 않는다. 엄격한 독일 경찰의 법집행과 그에 걸맞은 독일인의 합리적인 음주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또 더치페이로 음주량을 조절한다. 독일의 맥주는 유난히 구수하고 맛이 좋다. 16세기에 제정된 독일 특유의 맥주 순수법에 따라 맥주보리에다 호프와 효모, 물만으로 맥주를 숙성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번 마시게 되면 구수한 맛에 빠져 폭음하게 될 것 같은데 현실은 다르다.

독일의 술집에서는 술값 계산을 치사하게(?) 각자 해야 한다. 따라서 남에게 술을 강요하고 싶으면 자기가 술을 사야만 한다. 그러나 독일같이 비자금이나 촌지가 없는 맑은 사회에서 술값을 대신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도움말= 서현수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글=이춘호기자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