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2010년 주가를 결정할 3대 `패러다임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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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증시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는 크게 세 가지 '패러다임 시프트'(구조변화)가 순조롭게 이행되느냐에 달렸다고 월가는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현상을 '밴드왜건 효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한 예로 겨울 휴가철에 앞집에 사는 사람이 스키를 샀다면 뒷집 사람도 스키를 사듯 앞말이 뒷말을 끌어주는 현상을 말한다.
첫 번째 구조 변화는 정부에 의해 주도돼온 경기가 내년에는 민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올 수 있느냐 여부다. 한 나라의 경기가 민간 차원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용과 설비 투자가 늘어야 한다. 그중에서 고용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위기를 거치면서 세계산업이 IT(정보기술)와 융합기술 등에 의해 주도되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을 정도로 고용이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들 산업은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돼 '고용 없는 성장'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각국이 고용 창출에 내년 정책운용의 최우선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은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둘째는 유동성이다. 올해 주가는 주로 정책요인에 의해 공급된 유동성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을 두 축으로 막대한 돈을 공급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책요인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추진 여부와 관계없이 벌써부터 과잉유동성 환수 등과 같은 '출구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주가가 계속 상승하기 위해선 그동안 퇴장했던 통화가 시중으로 방출돼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구조 변화가 있어야 한다.
다행히 한동안 얼어붙기만 했던 대내외 자금시장이 내년을 앞두고 풀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의 경우 대표적인 경제활력지표인 통화유통 속도가 올 1분기 0.687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가 2분기 0.704,3분기 0.709로 회복되는 추세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세 번째로는 위기 때 위험자산 투자에 나섰던 스마트머니에 이어 일반투자자들까지 주식투자에 가세할 수 있느냐도 내년 주가를 좌우할 수 있는 또 다른 구조변화다. '현명한 돈,똑똑한 돈'으로 불리는 스마트머니란 장세흐름을 잘 읽는 자금으로 개인 차원에서는 각종 캐리자금과 펀드 중에서는 사모펀드,헤지펀드 자금을 말한다.
스마트머니에 이어 일반투자자들까지 주식투자에 나설 수 있기 위해선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어떤 입장을 견지하느냐가 중요하다. 내년에는 △각국 간 마찰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원자재값 급등 가능성 △출구전략 이행 불활실성 △달러캐리자금 이탈 △금융사 잠재부실 △과도한 가계부채 등이 글로벌 증시의 7대 리스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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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세 가지 구조 변화의 순조로운 이행 여부다. 최근 각국의 성장률 전망이 속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특히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3% 내외로 보는 것은 최소한 첫 번째와 두 번째 구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세 번째 구조 변화는 투자자들의 몫이다. 이 결과에 따라 2010년 주가가 현상유지에 그칠지,아니면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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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27 18:06 / 수정: 2009-12-2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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