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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최고 고려대장경판본 일 도서관에 소장

눌재상주사랑 2009. 3. 24. 07:42

현존 最古 고려대장경판본 日도서관에 소장

박상국씨 주장 "1381년본… 태종 日王에 선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역 고려대장경 판본이 일본 오타니대 도서관에 소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까지 해외전적문화재를 조사했던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은 "오타니대 박물관이 소장한 고려대장경 판본은 고려 우왕 7년(1381년) 찍어 여주 신륵사에 봉안했고, 조선 태종 14년(1414년) 일본왕에게 선물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대 소장 판본은 고려판 4995첩과 19세기 때 필사된 일본사경 541첩 등 587상자 분량에 이른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고려대장경 판본은 1865년 간행된 월정사 소장본이었고, 그 외에는 모두 20세기에 찍어낸 것들이다. 박 원장에 따르면 이 판본에는 1381년에 쓴 목은(牧隱) 이색(李穡·1328~1396년)의 발문(사진)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발문은 염흥방(廉興邦·?~1388년)이라는 인물이 자신을 출세시켜준 공민왕의 명복을 기리기 위해 대장경의 인출을 발원했음을 알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이색 본인도 "내 조상도 공민왕을 섬겼고, 나 또한 급제하였으므로 공민왕의 은혜를 갚는 것은 대장부의 일이며 두사람(이색·염흥방)의 뜻이 같으므로 발문을 쓴다"고 밝혔다.

박상국 원장은 "이 고려대장경 판본은 공민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염흥방이 발원하고 인출경비를 부담했으며, 뜻을 함께 한 이색이 전체 진행을 맡아 발문을 쓰고 신륵사에 봉안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고려대장경판은 해인사에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오래 된 판본은 남아있지 않고 모두 일본에 있다는 점이다. 박상국 원장은 "이는 숭유배불정책을 쓴 조선왕조가 일본 사신들의 끊임없는 요구로 고려대장경 판본을 선물로 주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종실록 > 을 보면 태종 14년(1414년) "일본국왕이 대장경을 원하는데, 우리는 경판이 많으니 여주 신륵사에 소장된 대장경 판본 전부를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는 왜구침입 문제로 양국간 외교전이 뜨겁게 벌어지던 때. 주로 승려들로 구성된 일본 사신들은 고려대장경 판본은 물론 원판까지 달라고 요구하면서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박 원장은 " < 조선왕조실록 > 을 보면 조선 태조 3년(1394년)~명종 11년(1556년) 사이 160년 동안 조선을 찾은 일본 사신은 예외없이 고려대장경을 요청했다"면서 "조선은 100회 이상의 요구 가운데 반 이상을 들어주었다"고 전했다. 그는 "따라서 현재 일본에 있는 고려대장경 판본들은 약탈 문화재가 아니라 숭유억불책을 쓴 조선이 썼던 외교적 흥정거리였다"고 말했다. 박 원장의 '오타니대의 고려판대장경' 논문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해외전적문화재조사목록-일본 오타니(大谷)대학 소장 고려대장경'에 실려 있다.

*******************************< 경향신문/이기환 선임기자 2009.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