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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가 1300년 전 월정교(月精橋·사적 제457호)를 되살리겠다며 복원 공사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천년 고도(古都) 경주를 세계적 역사문화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복원 사업 중 '1호'인데다 황룡사 복원, 월성(月城) 재현 등 향후 사업에 선례가 되기 때문에 시작부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공사가 진행 중인 지금도 "예산을 더 낭비하기 전에 복원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복원되나
지난 24일 오후 경북 경주시 인왕동 월정교 복원 현장. 대형 크레인 두 대가 '두두두두' 소음을 내며 움직였고, 10여명의 인부들이 정으로 돌을 깨거나 망치로 두드리고 있었다. 다리 하부의 교각석(橋脚石)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총 11단까지 올리는 4개의 교각석 중 맨 아래 지대석(址臺石·건축물을 세우기 위해 잡은 터에 쌓은 돌) 작업을 끝내고 1단석 설치가 진행되고 있었다.
통일신라 전성기인 경덕왕 19년(서기 760년) 축조된 월정교는 신라 왕궁인 월성과 남산을 잇는 경주의 대표 다리로, 교각 가장 아랫부분의 기초석만 남아있었다. 지난 1980년대 발굴조사에서 나온 목재와 기와 조각으로 볼 때 석조로 된 다리 위에 기와로 된 지붕이 있는 누각(樓閣) 형태의 다리였다고 추정된다. 경주시는 이를 토대로 235억원의 예산을 들여 길이 66.15m, 폭 9m, 높이 8.25m 크기의 월정교를 복원할 계획이다.
◆어떻게 복원되나
지난 24일 오후 경북 경주시 인왕동 월정교 복원 현장. 대형 크레인 두 대가 '두두두두' 소음을 내며 움직였고, 10여명의 인부들이 정으로 돌을 깨거나 망치로 두드리고 있었다. 다리 하부의 교각석(橋脚石)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총 11단까지 올리는 4개의 교각석 중 맨 아래 지대석(址臺石·건축물을 세우기 위해 잡은 터에 쌓은 돌) 작업을 끝내고 1단석 설치가 진행되고 있었다.
- ▲ 통일신라 경덕왕 때 만들어진 경주 대표다리 월정교의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경주시청 제공
- ▲ 경주시의 의뢰로 만들어진 월정교 모형./경주시청 제공
◆설계안 놓고 논란 계속
문제는 8세기에 만들어진 월정교가 어떤 형태였는지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경주시가 성급하게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충분한 고증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유구(遺構·건축물의 자취) 위에 다리를 지으면 원형을 훼손하기 때문에 안 된다"며 "굳이 복원을 한다면 100m라도 떨어진 곳에 세우자"고 했다. 한 문화재계 인사는 "다리 위 양쪽에 2층 누각을 짓겠다는데 월정교가 그런 모습이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며 "현재의 설계안은 중국의 누교(樓橋)를 토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규모가 크고 주변 경관과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화재위원인 윤홍로 명지대 겸임교수는 "원형 보존만 고집할 게 아니라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현재 논란이 되는 문제들은 설계안 그대로 추진하지 말고 시공 과정에서 검토해 보완해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 : 2009.04.29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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