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파이스토스 원판 | |||||||||||||||||
발굴된 지 벌써 100년이 지났지만 아직 문자와 기호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없다. 그 어디서도 비슷한 문자와 기호가 발견된 적이 없을 만큼 특이하고 종잡을 수 없어 학자들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진화생물학, 인류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저서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에서 이 원판에 대해 “인쇄를 하려는 인류의 노력을 보여준 유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기술상의 단점과 동기`수요 등 조건이 맞지 않아 기술의 확산에 실패하면서 사장되고 말았다는 평가도 내렸다. 이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발명과 기술의 역사에 있어 개인의 창의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혁신에 대한 사회 전체의 수용성이라고 말한다. 발명은 혁신성과 혁신에 대한 수용성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발명은 우리의 통념을 허무는 경우가 많다. 흔히 필요가 발명을 이끌어 낸다고 하지만 ‘발명이 필요의 어머니’일 때가 더 많다고 다이아몬드 교수는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발명품은 호기심이 강한, 이것저것 주물러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결과물’이다. 즉 발명가들은 대중의 수요도 없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한 가지에 매달리는 사람들인 것이다. 만들어진 것은 사람들이 상당 기간 사용한 후 마침내 필요를 느끼게 된다고 한다. 본래 ‘invention’이라는 영어 단어는 고어에서는 ‘발견’의 뜻이었다. 나중에 ‘발명’으로 굳어진 것은 우연성보다는 ‘필요한 그 무엇’ 즉 發明(발명)의 행위에 내포된 역사적, 문화사적 의미에 더 비중을 둔 때문은 아닐까. 오늘은 ‘발명의 날’이다. 기술이 생존을 좌우하는 오늘날 우리는 발명이라는 큰 인류사적 흐름에 뒤처진 것은 아닌지, 기술과 그 축적을 통한 진보를 등한시하는 사회 분위기는 아닌지 한번쯤 되돌아봐야 한다. 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
- 2009년 05월 19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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