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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속 암호’ 木簡 신비의 베일 벗긴다가야문화재硏 19일부터 특별전20

눌재상주사랑 2009. 5. 20. 16:30
‘나무 속 암호’ 木簡 신비의 베일 벗긴다
가야문화재硏 19일부터 특별전
  • ◇성산산성 출토 목간.
    ‘목간(木簡)’이란 나무에 먹으로 글을 쓴 것으로 삼국시대에 종이와 함께 보편적으로 사용된 기록물이다. 나무는 내구성 덕택에 종이가 사용되던 시절에도 함께 쓰였다. 나무를 폭 약 3cm, 길이 약 20∼50cm, 두께 3mm 정도의 긴 판자 모양으로 잘라 거기에 종이처럼 글을 적었다. 목간은 옛사람들이 남긴 1차 기록자료로서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72년 경주 안압지에서 통일신라 목간이 처음 출토된 이래 지금까지 약 500점의 목간이 출토됐다.

    목간만을 주제로 한 종합전시가 처음 열린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국립부여박물관과 공동으로 19일부터 6월 28일까지 국립부여박물관에서 국내 출토 목간을 전시하는 ‘나무 속 암호, 목간’ 특별전을 연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10여년 동안 발굴 조사한 함안 성산산성 출토 목간 관련 유물 등 총 300여점이 전시된다. 그동안 일부 특별전이나 상설전의 곁가지로 일부 목간이 전시된 적이 있지만, 목간만을 주제로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사벌(勿思伐·현재의 경북 상주)의 두지(豆只)라는 사람이 함안의 신라 성산산성 축조(6세기 중후반) 식량품으로 피(稗) 1섬을 제공한 물표. ‘피’가 성산산성의 주요 보급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시에는 함안 성산산성과 경주 월성해자에서 출토된 신라 목간 200여점과 부여 관북리 등 백제 관련 유적 출토 목간 50여점을 비롯해 김해 봉황대유적과 인천 계양산성 출토 논어 목간 3점, 태안과 신안 앞바다에서 건져올린 고려시대의 목간 30여점 등 그동안 실물로 공개되지 않았던 목간 280여점 등이 전시된다.

    목간은 당시 실생활에 널리 쓰여 옛 생활상을 생생히 보여준다. 예를 들어 함안 성산산성 목간은 낙동강 물길을 활용해 보리·피·조 등 곡식과 철 등 각종 물자와 사람이 이동했음을 말해준다. 경주 월성해자 목간에서는 왕경 마을의 모습과 한자를 우리말식으로 표현한 이두 등 언어생활을 추적할 수 있다. 태안 해저에서 인양한 고려 목간에서는 14세기 강진에서 생산된 청자가 개경으로 주문생산되고 중간상을 통해 유통된 상업사회의 구조를 엿볼 수 있다.

    전시에는 또 최근 출토된 후 사진자료로만 알려진 부여 쌍북리 출토 좌관대식기(佐官貸食記) 목간과 더불어 나주 복암리 출토 백제목간과 평양 정백동 출토 낙랑목간 등의 복제품도 전시된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에서는 적외선카메라를 활용해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목간에 쓰인 문자를 되살리고, 각종 문헌자료를 참고해 목간에 쓰인 글자의 역사적인 맥락을 짚어내 목간의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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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09.05.18 (월) 20:46, 최종수정 2009.05.18 (월)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