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속의 여성]피에르 쉬블레라스 - 다이아나와 엔디미온
永眠에 빠진 미소년 사랑한 여신의 애틋함
- 한때 대학생 아들과 친구 사이처럼 보일 정도로 젊은 외모를 가진 주부가 안방극장과 서점가의 이목을 집중시킨 적이 있었다. 그녀가 즐겨 먹는 음식과 운동법, 심지어 목주름 관리를 위해 신경 썼던 베개의 높낮이까지 따라 하려는 뭇 여성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필자의 어린 시절만 해도 ‘나이듦’은 ‘철듦’을 의미했고, 어려 보인다는 것은 미성숙하다고 간주돼 나잇값을 못한다고 무시당하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시대는 역전되었고, 바야흐로 ‘어려 보임’이 더욱 철저한 자기관리와 시간적·경제적 부(富)를 입증하는 척도로 추앙받는 시대가 되었다.
현대 여성들은 마치 고대 중국의 진시황제가 그랬던 것처럼, 젊음을 되돌려 줄 묘약을 찾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런 그녀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청춘의 비밀이 그리스신화 속에 있었으니, 잠자는 소년 엔디미온의 이야기이다.
신화 속 엔디미온은 대부분의 삶을 잠을 자면서 보낸 불운의 미소년이다. 그 이유는 여러 유래를 통해 전해지나, 너무 잘생긴 그가 어느 날 올림포스산에 오게 됐는데, 감히 헤라를 넘보다가 제우스가 벌을 내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우세하다. 제우스는 그를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하는 대신, 영원한 젊음을 주었다. 365일 잠만 잔다면, 그 미모를 가지고 여성을 유혹할 수 없으리란 계산이었겠으나, 불행히도 그의 딸 아르테미스가 엔디미온에게 마음을 빼앗기리란 것은 예상치 못했다.
아르테미스는 처녀의 수호신으로 순결을 상징한다. 처녀성을 훼손하려는 남성들에게는 ‘악타이온의 저주’처럼 무시무시한 형벌을 내릴 정도로 정의로 무장했던 그녀도, 준수한 데다 늙지도 않는 소년이 무기력하게 드러누워 있는 모습에는 당할 재간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녀는 매일 밤 엔디미온이 잠들어 있는 라트모스 언덕 동굴로 찾아가 그와 밤을 지새웠다.
- 기사입력 2007.10.06 (토)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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