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두바이 쇼크로 본 `글로벌 증시 7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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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이후 가장 먼저 우려되는 리스크로는 세계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불균형과 이와 관련한 국가 간 이해관계 대립이 재연될 조짐이다. 다행히 최근 무역마찰과 환율전쟁 움직임이 있긴 하지만 세계경제의 균형 회복이 남아 있는 위기 극복과 세계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환율과 관련한 미 · 중 갈등은 현재와 같은 위안화 저평가나 급격한 절상은 양국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앞으로 '질서있는 조정'이 예상된다.
오히려 이번 위기 과정에서 늘어난 각국의 재정적자도 언제든지 증시에 복병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대규모 재정적자 보전을 위해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채발행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장기금리 상승으로 민간소비와 기업의 설비투자가 감소하는 이른바 '구축 효과' 리스크도 우려된다. 현재 미국 등 선진국들은 재정적자를 경기문제와 같은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직접세와 같은 누진세 비중이 높은 만큼 경기만 빨리 회복된다면 재정수입이 더 빨리 증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이 문제는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경기가 다시 둔화된다면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원자재값 급등과 이로 인한 인플레 가능성도 증시의 변수다. 일부에서는 중국 등 신흥국 수요 급증으로 모든 원자재 가격이 비교적 빨리 오랫동안 상승하는 '퍼펙트 스톰'과 '슈퍼 스파이크' '슈퍼 사이클'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향후 경기 회복으로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나 2007~2008년과 같은 초강세 현상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출구전략'은 현 경제 상황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까지 고려해 시행해야 하지만 적절한 시점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특히 가장 관심이 높은 금리인상 시기는 더욱 그렇다. 앞으로 출구전략의 시행 시기와 방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증시를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캐리 자금이 언제 이탈할 것인지도 신흥국 증시에 부담 요인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 달러캐리 자금의 유입국을 중심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시작한 후 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시각대로 청산된다면 이 자금이 유입된 나라의 증시는 경제 여건에 관계없이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달러캐리 자금은 갈수록 유입보다 청산될 소지가 높아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미국 금리가 관건이나 미국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고 속도도 완만할 것으로 예상돼 달러캐리 자금 이탈에 따른 리스크를 과대 평가할 필요는 없다.
기존의 리스크로 주요국의 가계부채가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당분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불가피해 보여 이에 따른 소비 부진이 세계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가계부채 조정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되겠으나 금융기관 대출태도 완화 등으로 그 속도는 점차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글로벌 금융사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 잠재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이번 두바이 쇼크처럼 금융불안이 언제든지 재연될 소지가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2007~2010년 중 은행의 손실 규모는 약 2조8000억달러에 달한다. 그동안 각국 은행들은 이 중 40~60%를 상각하고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으로 높여 다른 위기 때보다 빠른 속도로 부실을 정리해 나가고 있다. 미국도 대형 금융사들의 자산이 주택대출 등에 집중돼 있어 앞으로 주택가격이 추가로 급락하지 않는 한 리먼 사태와 같은 초대형 금융사의 추가 파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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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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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29 17:34 / 수정: 2009-11-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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