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보르도의 샤토 라피트 로칠드가 지난해 3월 중국 산둥 성에서 와인 생산에 들어갔다. 중국에서 와인을 만들기 위해 이 샤토의 모기업 ‘도멘 바롱 드 로칠드(DBR)’는 1994년부터 현지 조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최근 서울에서 만난 프랑스의 또 다른 지방 와인 명가 관계자도 중국에서 와인을 생산하려고 지질 조사를 마쳤다고 귀띔해 줬다. 지난해 가을 중국 와인 생산의 메카인 산둥 성 옌타이에서 열린 ‘옌타이 국제와인축제’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의 500여 개 회사와 5만여 명의 관계자가 참가했다. 3일 동안의 행사에 와인 매매 상담액이 2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성황이었다고 한다. 인구가 13억 명에 이르는 중국의 와인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의 1인당 와인 소비량은 2008년 기준으로 0.4L에 불과하지만 증가율과 속도에서 따라올 나라가 없다. 영국의 IWSR(International Wine and Spirit Record)에 따르면 2004년부터 5년간 중국의 와인 소비량 증가율은 무려 80%에 이르러 세계 최고의 신장률을 보였다. 세계 평균 와인 소비 증가율이 1.5%인 것을 감안한다면 거대 와인시장으로서의 중국의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다.중국에는 이미 600여 개 회사가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포도 재배 면적으로 보면 중국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다음 가는 나라다. 미국보다도 재배면적이 넓다. 전 세계적으로 포도밭이 줄고 있는 추세지만 중국은 반대다. 아시아 와인회사 중 유일하게 매출 상위 10위권에 드는 중국의 ‘장위(
張裕)와인’은 지난해에만 포도 재배지를 8000ha 넓혔고 올해는 이보다 2배나 넓은 땅을 확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