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속 여성] 구스타프 클림트 作 - 희망 1 | ||
새 생명 품고 있는 '어머니의 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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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자료를 보니 걱정이 더 깊어진다. 우리나라 여성 한 명이 평생 1.16명의 아이를 낳는데, 70년 통계 사상 가장 낮다고 한다. 일본 1.29명, 영국 1.79명 등 저출산 위기에 빠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 신생아 숫자는 인구 1000명당 고작 9.8명. 인구 1000명당 5.1명을 기록하고 있는 사망자 숫자를 따져보면 인구의 자연증가율은 4.7명에 불과하다.
‘인구(人口)’ 하니 떠오르는 학자가 있는데, 영국 고전학파 경제학자인 토머스 R 맬서스다. 그는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과잉인구로 인한 식량 부족은 피할 수 없다. 또 그로 인한 빈곤과 죄악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주장을 펼쳤다. 이에 유럽은 즉시 급격한 산아 제한 정책을 펴는 호들갑을 떨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왜 이런 상황에 이른 것일까.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독신 비율이 느는 것은 표면적 이유다. 진짜 이유는 ‘아이 낳아서 키우기 힘든 세상’ 탓이다. 육아며 교육이며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아이를 낳아서 대학까지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이 억대라고 하니 엄두가 안 날 만도 하다. 사람들은 이 어마어마한 현실 앞에서 출산과 육아에 대한 공포심마저 갖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이제는 1960년대와 정반대로 ‘아이 안 낳으면 국가가 망한다’고 위기감까지 조성하며 출산 장려 구호라도 외쳐야 할까.
차라리 클림트의 그림 한 점이 더 큰 호소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는 평생 독신이었지만 14명의 사생아를 두었고, 빈의 카사노바라는 별명에 맞게 작품 모델들과 숱한 염문을 뿌렸다.
임신한 여성을 그린 그의 몇 작품 중 하나인 ‘희망 1’을 보자. 임신한 여성은 ‘미치 침머만’으로 클림트와 사이에 두 아이를 낳았다. 만삭의 여성은 해골과 악마, 적대적인 남성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지만 눈동자는 강렬하며 자신감이 넘친다. 앞으로 ‘책임져야 하는’ 새 생명을 품고 있는 어머니의 힘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단 한 장의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두려움 없는 시선에 모성에 대한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연년생 두 아들을 키워온 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며 마주친 고민과 선택의 시간은 아주 잠깐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힘든 순간은 있었지만, 그보다 두 아이가 우리 부부에게 주는 기쁨과 즐거움은 몇 배로 컸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망 그 자체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에, 우리 환경은 ‘희망 1’에서 보이는 그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아이가 주는 기쁨 역시 ‘미치 짐머만’을 통해 잘 나타나 있다. 부모의 책임은 아이가 세상에 오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이 환경에서 아이를 굳건히 키워내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심형보 바람성형외과 원장
(www.breast.co.kr)
2007.03.22 (목) 1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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