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월가 "한국의 경제 좋아보이지만… `가짜 새벽` 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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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새벽'이란 올 들어 한국 기업과 경제가 누리는 수익개선과 무역흑자,올 하반기 이후 예상되는 성장률 회복세가 그동안 지속돼왔던 환율 상승과 통계기법상 '기저 효과(base effect)'에 따른 일종의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착시현상이 제거되면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경제를 보면 올 2월 이후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이익이 개선되고 있고 월별 무역수지도 3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과 경제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놓고 '역(逆)샌드위치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등 우리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대책으로 일부 선행성이 높은 부양지표들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추락하기만 했던 국민들의 소비도 최근에는 감세와 유가 하락 등에 따라 실질구매력이 증가하면서 제동이 걸리는 '쿠션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올 하반기 이후에는 성장률 개선까지 예상된다. 최근 우리 정부가 발표한 올해 성장률을 보면 2분기 -4.1%를 저점으로 3분기에는 -3.8%로 회복되고,4분기에는 2.8%로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단순히 성장률만 놓고 본다면 'V'자형에 가까운 회복세다.
이처럼 외형상으로 나타나는 한국 경제의 모습을 토대로 한국 증시에 투자한다면 그 어느 국가보다 높은 수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 경제를 더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이러한 개선 조짐들이 '가짜 새벽'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오히려 올 2월 이후 한국 기업들이 누리는 이익과 무역흑자는 더 큰 화(禍)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으로 가장 필요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지만 경쟁국 기업들은 뼈를 깎는 노력 중이라 앞으로 원화 환율이 제자리를 찾으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올 하반기 이후 예상되는 성장률 개선도 단순히 통계기법상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현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 경제의 분기별 성장률을 보면 2분기에 4.8%를 기록한 후 3분기 3.8%,4분기 -3.4%로 거의 수직으로 떨어졌다. 올해 국민소득이 늘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난해 경제 모습을 기준으로 한다면 하반기 이후에는 성장률이 개선되는 쪽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만약 이런 상태가 내년에도 지속될 경우 다시 성장률이 떨어져 재둔화(double-dip)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가짜 새벽'을 '진짜 새벽'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은 환율 상승에 힘입어 누리는 현재의 이익에 심취해 있기보다는 다른 경쟁국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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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부는 부양책이 이른 시일 안에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 '기저효과'로 예상되는 하반기 이후의 성장률 회복세를 내년 이후에도 끌고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의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으려면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필요하다.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 경제의 고질병인 '카산드라 콤플렉스'다. 카산드라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각종 위기론을 퍼트려 세상을 어지럽게 해 결국은 자살하고 마는 저주의 신을 말한다. 모두가 합심해 '가짜 새벽'을 '진짜 새벽'으로 바꿔놓으면 우리 경제는 '외자유입→주가 상승→부의 효과→경기 회복'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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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5 17:32 / 수정: 2009-03-1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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