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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들여다 본 ‘명화 속 여성’2009.

눌재 2009. 8. 27. 21:20
의사가 들여다 본 ‘명화 속 여성’
  • 내 안의 여자가 말을 걸다/심형보 지음/휴먼앤북스/1만3000원

    심형보 지음/휴먼앤북스/1만3000원
    “여성의 몸은 알면 알수록 신비로움 그 자체다. 여성성이란 외형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무엇이라는 것을 최근 들어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인간의 원형이자 생명 영속의 주된 담당자이며 누군가의 어머니라는 것이다. 여성은 육체적, 정서적, 성적으로 자신이 아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단지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성형외과 중에서도 여성스러움의 상징인 가슴 성형 전문의인 심형보 박사의 말이니 귀를 쫑긋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일보에 약 3년간 연재된 인기 칼럼 ‘명화 속 여성’ 160편 중 69편을 엄선해 수록한 ‘내 안의 여자가 말을 걸다’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여성, 그중에서도 역사상 미의 기준이었던 명화 속 여성의 모습을 성형외과 의사의 눈과 마음으로 읽어낸 그림에세이다. 때로는 명화 속 여성들의 아픔과 슬픔, 고통, 공허함까지도 읽어내는 혜안이 예사롭지 않다.

    “운명에, 남자에 끌려가는 연약한 존재로 보이는 그녀들은 참담한 운명에 맞서 싸울 줄도 알았고, 남성들보다 더 담담하게 현실을 감내하기도 하였으며, 자신들의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았다. 때로는 팜므파탈의 이름으로, 때로는 여신의 이름으로, 때로는 현숙한 여성으로 우리 곁에 존재하는 그녀들. 그녀들의 몸은 인생이다.”

    아름다움과 여성, 그림이라는 키워드로 명화를 들여다본 저자는 마치 메스로 여성의 육신을 복원하듯, 펜으로 명화 속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들추어낸다. 화가를 명화 속 여성의 미를 관장한 신에 비유한다면, 성형외과 의사는 영락없는 현대판 신이다. 신들의 만남이랄까.

    제호 ‘내 안의 여자가 말을 걸다’는 플라톤의 ‘향연’에 나오는 문구다. 인간에 내재된 남성성과 여성성의 조화가 가지는 의미를 함축한 표현이다. 태초의 인간은 한 몸에 두 개의 성별을 가진 양성체였으나, 오만함으로 신에게 도전한 벌로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 자신의 나머지 반쪽을 찾으려고 일생 여기저기를 헤매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 여성에 대해 침착하고도 따뜻한 시선을 가진 저자와 함께 명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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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7.10 (금) 17:29, 최종수정 2009.07.10 (금)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