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하반기 증시 `밴드왜건 효과` 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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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란 앞 말이 뒤에 있는 말을 끌어주는 현상으로, 일종의 전시소비 효과를 뜻하는 용어다. 예컨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앞집에 사는 사람이 수영복을 사면 그동안 고민해 왔던 뒷집 사람이 과감하게 수영복을 산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요즘 같은 위기국면일수록 더 뚜렷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말 이후 주가는 주로 정책적으로 공급된 유동성의 힘에 의해 상승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빅 스텝'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 정책을 두 축으로 막대한 자금을 시장에 공급해 왔다. 또 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유수정책 차원에서 국민소득(GDP)의 5%가 넘을 정도로 많은 재정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책요인에 의해 유동성을 공급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추진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이제 과잉유동성 환수, 금리인상과 같은 출구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주가가 계속 상승하려면 그동안 퇴장했던 통화가 시중으로 나와 증시로 유입될 수 있어야 한다.
위기 때 위험자산 투자의 선두에 서는 '스마트 머니'가 주식투자에 나선 것도 상반기 주가가 오를 수 있었던 큰 요인이다. '현명한 돈' 내지 '똑똑한 돈'으로 불리는 스마트 머니란 장세흐름을 잘 읽는 자금을 뜻한다. 개인 차원에서는 와타나베 부인 등에 의해 주도되는 각종 캐리자금,펀드 중에서는 사모펀드 헤지펀드 벌처펀드 자금 등을 말한다.
올 하반기 이후 주가가 계속 상승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머니에 의해 선도된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에 일반투자자들도 가세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이 연결고리가 형성되지 않으면 스마트 머니는 보유주식을 처분해 그동안의 투자이익을 실현하고 다시 부동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채권시장에서 이탈된 자금의 증시 유입 여부도 주가 향방의 큰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금리 급변동에 대응해 올 3월 초까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채권 매입에 적극적이었던 사람들이 지난 5월 중순 이후로는 보유채권을 급히 처분하면서 시중자금이 빠르게 채권시장에서 이탈하는 추세다.
당분간 각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시장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풍부한 유동성,유가상승 등으로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발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올 하반기에만 1조달러 이상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한다. 과거의 예를 볼 때 채권시장에서 이탈된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 올 하반기에도 주가가 의외로 크게 올라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과연 이 세 가지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이는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무엇보다 대다수의 국민이 미래에 대해 막연하게 느끼는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도록 경기를 비롯한 경제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 하반기 이후 증시가 '유동성 장세'에서 경제 여건에 의해 좌우되는 '펀더멘털 장세'로 바뀔 것으로 보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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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양과 질에서 뒤처지는 일반투자자 입장에서 하반기에도 주식을 직접 거래하는 것보다 매월 일정금액을 넣은 적립식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가 나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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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05 18:20 / 수정: 2009-07-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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