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청년의 생활속 참선 수행이야기
20091110002747
- 팔순의 나이지만 참선수행을 하면서 젊은이 못지않게 정신적ㆍ육체적으로 활력있게 사는 권영두씨가 30년에 가까운 수행 이야기를 담은 책 '생활 속의 참선 수행 이야기'(운주사 펴냄)를 냈다.
1930년생인 권씨는 1983년 3월, 54세에 당시 국내 재가(在家) 간화선의 큰 지도법사였던 종달(宗達) 이희익(李喜益) 노사를 만나 참선을 시작했다.
혼자서 한의학 전문 출판사를 운영하던 그는 늦은 나이에 참선공부를 시작하면서 "해득(解得)하려는 생각을 갖지 말고 스승의 지도에 순응하면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한결같이 이겨나가야 한다"는 마음을 먹고 한달간 이 노사가 쓴 '생활속의 선'을 읽은 후 '없을 무(無)자' 화두를 받았다.
그러나 화두 참구는 육체적 고통, 잡념과 망상과의 싸움이었다.출판사 경영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세파에 몹시 찌든 그는 화두를 받아든 지 1년 5개월여만인 1984년 9월에야 '無'자 화두를 크게 외치고 한 경계를 풀어놓아 스승의 인가를 받는다.
책에서 그는 참선수행 입문부터 재가법사가 되어 남녀노소를 가르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체험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독자들이 참선 수행에 동참하기를 권하는 마음에서 함께 수행한 도반 이야기와 연락처까지 담았다.
그는 "재가의 간화선 수행은 인격을 도야하면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첩경"이라면서 "현대인들은 대개 무엇을 행하든지 너무 조급한 것 같다. 초심으로 6개월,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자신에게 지고 마니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한다.
13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71세 때인 2000년 늦가을에 아들에게 출판사를 넘기고 은퇴한 그는 현재는 10여평 빌라에서 혼자 살면서 참선수행을 가르치면서 대자유를 누리며 산다고 자랑한다.
그는 "시력은 아직까지 밝은 곳에서 영어사전을 볼 수 있을 정도이며 청각 역시 아직 정상이다. 그러나 노구이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나빠질 것이다"라며 "생활 속에서 수행하면서 살면 생로병사의 법칙에 순응하면서 번뇌 망상에 걸리지 않고 제구실을 다하며 저절로 무심한 경지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312쪽. 1만원.
<연합>
- 기사입력 2009.11.10 (화) 15:15, 최종수정 2009.11.10 (화) 15:14
'◀문학 및 독서▶ > 책과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술. 교양 (한국일보) (0) | 2009.12.13 |
---|---|
김마리아 시인의 시 53편이 실린 세번째 동시집 (0) | 2009.11.11 |
[노동일의 대학과 책]낙동강 수운과 수자원 (0) | 2009.11.10 |
[책마을] 황제무덤만 72개...시안엔 '中華'의 피가 흐르고 있다 (0) | 2009.11.08 |
[700자 읽기]간절한 문장/서영식 지음/애지 펴냄 (0) | 2009.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