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국제자금 `트라이 앵글`·달러 `투 트랙`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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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축은 아시아에 투자된 유럽계 자금이 본국으로 회수되는 흐름이다. 재정사정이 어려운 유럽국가들의 디레버리지 성격이 강하다. 또 다른 축은 유럽에 투자됐던 미국계 자금은 경제여건이 좋은 본국으로 환류되는 것이다. 미국 내 자금은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극복되자 높은 수익을 찾아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개도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게 마지막 남은 한 축이다.
지역마다 글로벌 자금의 유출 · 유입이 있지만 아시아지역은 순유입 규모가 가장 많다. 특히 중국과 한국은 경제주체들이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글로벌 자금의 유입이 두드러진다. 이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의 부(富)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대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 자금흐름의 '트라이앵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경기전망에 따라 촉발됐지만 앞으로는 금리 차이가 이런 흐름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각 지역별 경기와 물가,자산거품 정도 등을 감안하면 금리인상 시기와 폭은 아시아→미국→유럽 순이 될 것으로 예측기관들은 보고 있다.
국제외환시장에서도 '트라이앵글'을 반영해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바로 미 달러 가치의 '투 트랙(이중구조)'조짐이다. 달러 가치는 지난해 11월 말까지 거의 모든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으나 그 후 유로화 엔화 등 선진국 통화에 대해선 강세로 전환된 반면 한국의 원화 등 엔화를 제외한 아시아 통화에 비하면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기 발생 이후 지속됐던 달러 약세흐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말 이후 엔화는 가치가 하락해 달러 대비 환율은 80엔대 중반에서 90엔대 초반으로 상승했다. 한때 1.5달러를 넘을 정도로 초강세를 보였던 유로화 가치도 1.43달러대로 떨어져 약세국면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원화 가치는 계속해서 상승해 지난 주말에는 1120원 선이 붕괴될 상황에 놓일 정도로 초강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앞으로는 중국 위안화 강세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8년 8월 이후 달러당 6.8위안대로 유지돼 왔던 위안화 환율은 이미 싱가포르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6.5위안대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위안화는 이르면 올 2월부터 평가절상(환율 하락)될 것으로 국제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세계 부의 아시아 대이동을 반영한 '트라이앵글' 자금구조와 달러화의 '투 트랙'으로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국제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수출 등 상품분야에서 독일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데 이어 자금을 조달하는 국제기채(起債)시장과 기업공개(IPO)규모,주당 순자산비율(PBR)로 본 개별기업 주가 등 금융부문에서도 빠른 속도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예측기관들은 앞으로 10~15년 안에 거의 모든 경제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 , 중국 국무원 등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로 '팍스 시니카 시대'가 10년 이상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무리 빨라도 203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팍스 시니카 시대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전개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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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찾아온 국제자금의 '트라이앵글'과 달러의 '투 트랙'은 우리 경제엔 쉽게 찾아오지 않는 좋은 기회다. 정부 · 기업 · 국민 모두가 합심해 우리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입력: 2010-01-17 17:44 / 수정: 2010-01-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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