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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why?] 오귀스트 로댕 '키스'

눌재 2010. 3. 14. 21:29

[명작, why?] 오귀스트 로댕 '키스'
*작가명 : 오귀스트 로댕 (Auguste Rene Rodin, 1840~1917)
*제목 : 키스 (The kiss)
*제작연도 : 1886년
*크기 : 181.5 x 112.3 x 117cm
*재료 : 대리석 (Marble)
*소장처 : 로댕박물관 (Rodin Museum, Paris)

연인들 간의 달콤한 키스는 서로에게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것이 된다. 이러한 가치는 그들의 행동 속에 ‘진정한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연인들의 사랑 만큼이나 가슴 설레고 따뜻한 감정을 찾아보기란 쉽지가 않다. 이러한 서로의 감정이 한순간 깨우쳐져 뜨거운 숨결과 부드러움으로 표현되어질 때 비로소 우리는 그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의 작품 〈입맞춤(The kiss)〉은 ‘영혼과 영혼은 연인의 입술 위에서 만난다’는 표현이 절대적 조형미로 재현된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로댕은 평소 단테의 ‘신곡’을 즐겨 읽었는데 그 중 ‘지옥편’을 조각의 주제로 삼아 제작을 했다. 단테의 신곡 속에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중세 이탈리아에서 실제 일어났던 정략결혼을 배경으로 한 프란체스카와 파올로의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프란체스카는 첫눈에 반한 말라테스타 가문의 차남 파올로를 연모하면서도 두 가문의 이익을 위해 상속자인 장남 조반니와 원하지 않은 결혼을 하고 만다. 형수와 시동생이 된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오랜 시간 애써 숨기고 지내왔지만, 키스 장면이 묘사된 책을 우연히 함께 읽다 자석처럼 이끌린 단 한번의 키스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달콤한 사랑도 잠시. 그들은 간음한 죄로 비참하게 살해되고 만다는 내용이다. 애욕의 죄를 범한 영혼들이 쉬지 않고 불에 데는 지옥의 폭풍에 시달리며 서로를 끌어안은 채 떠돌게 된다는 슬픈 인연의 운명을 로댕의 대표작 〈지옥의 문〉 속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지옥의 문〉중에서 가장 유명한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돌아온 탕아〉 〈입맞춤-파올로와 프란체스카〉 〈절망〉과 같은 작품들은 〈지옥의 문〉이 제작된 이후 독립상으로 제작됐다. 그리고 〈지옥의 문〉 청동작품은 모두 로댕의 사후에 제작된 것들이다.

그중 첫 번째 에디션(Edition)은 미국 필라델피아 로댕미술관, 두 번째는 파리 로댕미술관`도쿄국립서양미술관`취리히 쿤스트하우스`스탠퍼드대학교`시즈오카 현립미술관 로댕관`서울로댕갤러리 등 세계 7곳에 소장돼 있다. 일곱 번째 에디션 작품인 서울 로댕갤러리의 〈지옥의 문〉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1994년 삼성생명이 구입해 국내에 영구히 보존하고 있는 작품이다.

다가오는 일요일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젊은 연인들의 이벤트 화이트 데이(White Day)이다. TV드라마에서처럼 달콤한 사탕키스를 선물한다면 어떨까.

김태곤<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작성일: 2010년 03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