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why?] 조르주 브라크 '생선 바구니' | ||
*제 목 : 생선 바구니 (Basket of Fish) *제작연도 : 1910년경 *크 기 : 50.3x61.0cm *재 료 : Oil on canvas *소 장 처 : 필라델피아 미술관(Philadelphia Museum of Art, USA) 지난주 서울에 출장을 다녀왔다. 준비 중인 기획전시 체크와 주요 미술관에서 마련되고 있는 대형전시회를 보는 게 모두였지만 서울은 늘 이방인들을 바쁘고 힘들게 하는 것 같다. 단순히 업무처리 과정에서 오는 피곤함이 아니라 전시공간에서 만나는 문화적 충격과 지역간의 거리감이 돌아오는 기차에서 강한 자괴감으로 양 어깨를 짓눌렀다. 내가 찾은 미술관에서는 인상주의 미술의 보고(寶庫)이자 미국 현대미술의 산실(産室)인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 9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쿠르베의 〈숲의 언저리〉와 르누아르의 〈르그랑양의 초상〉, 피카소의 〈여인과 아이들〉, 모딜리아니의 〈푸른 눈〉 등의 작품을 통해 사실주의에서 인상주의와 아방가르드로 이어지는 유럽 미술의 흐름이 20세기 미국 미술을 탄생시키는 배경이 되었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새삼 느꼈다. 유럽에 비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뒤샹과 리히텐슈타인으로 대표되는 개념 미술과 팝아트를 만들어낸 미국 미술의 문화적 우월감도 이번 전시를 통해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그중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미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일관되게 큐비즘(입체파)의 가능성을 탐구한 조르주 브라크를 만나볼 수 있는 기쁨은 몇 안 되는 세계명화전시에서 얻어지는 행운일 것이다. 피카소와 함께 큐비즘을 창시하고 발전시킨 브라크는 잦은 변화를 추구했던 피카소에 비해 일관성과 차분함으로 새로운 미술양식의 가능성을 탐구한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작품의 구성에 있어서도 항상 이성과 감각의 미묘한 조화를 중시하는 전통적 프랑스 화풍 속에서 그만의 차분한 색채를 즐겨 사용해왔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분석적 입체주의’ 시대의 브라크 작품은 피카소의 그림과 거의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색채와 구성 면에서 동질성을 보여주고 있다. 1910년경 제작된 브라크의 〈생선 바구니〉는 분석적 입체주의의 태동기에 그린 그림으로 다각적 시점과 빛의 상호작용, 단색과 중간색의 제한된 색채 사용 등으로 초기 입체주의의 실험적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작품으로 그의 대표작 중 한 점이다. 손잡이가 있는 바구니에 가득 담긴 생선들은 여러 각도에서 본 형태들이 배경과 융합되어 입체감을 더해 주고 있다. 그리고 생선 전체가 다면체의 배경과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혼합형태를 보여주는 것 또한 큐비즘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김태곤<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 ||
작성일: 2010년 03월 04일 | ||
'◀취미와 여행▶ > 고고,미술,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걸음마다 불상·불탑… 천 년신라의 '山박물관' (0) | 2010.03.19 |
---|---|
[근대미술 산책] 이인성 作 '노란 옷을 입은 여인' (0) | 2010.03.14 |
[명작, why?] 오귀스트 로댕 '키스' (0) | 2010.03.14 |
'최후의 만찬' '천지창조' 르네상스 작품에 쏠린 눈 (0) | 2010.03.12 |
‘모네에서 피카소까지’展 답사 (0) | 2010.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