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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열쇠 - 장옥관

눌재 2016. 5. 12. 08:31

잃어버린 열쇠

 

장옥관

 

누가 잃어버린 것일까

풀밭에 버려진 녹슨 열쇠

 

누가 이 초록을 열어보려 했던 것일까

누가 이 봉쇄수도원을 두드렸을까

차가운 촛농으로 잠근 오래된 사원

 

수런수런 연둣빛 입술들이 피워 올리는 기도문

개미들이 땅과 하늘을 꿰매고 있다

아, 저기 호두껍질을 뒤집어쓴 사람이 걸어오고 있다

風病든 그의 암호, 누구도 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