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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41호 '다뉴세문경' 베일 벗었다숭실대 기독교박물관 첫 도면화 성

눌재상주사랑 2009. 4. 7. 14:18
국보 제141호 '다뉴세문경' 베일 벗었다
숭실대 기독교박물관 첫 도면화 성공
거울뒷면 1만3000개 선 배치… 정교함의 극치
주물틀, 석범아닌 토범에 의해 제작 첫 규명
  • 지름 21cm 내부에 총 1만3000여개의 선이 정교하게 그려져 있는 다뉴세문경(국보 제141호)의 비밀이 밝혀졌다.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관장 최병현)은 다뉴세문경을 처음 도면화(사진)하는 데 성공하고 그 성과를 최근 책으로 펴냈다.

    최병현 관장은 “너무나 정교해 제작과정을 알 수 없었던 다뉴세문경을 3D스캔 등을 활용해 도면화하는 데 처음 성공했으며, 제작 선후 관계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숭실대가 소장한 이 다뉴세문경은 박물관 설립자인 고(故) 김양선 박사가 수집한 것으로 한반도에서 출토된 청동기 중에서 가장 정교한 문양을 자랑한다. 일명 ‘국보경’이라고도 불린다. 이 거울은 지름 21㎝밖에 되지 않는 거울 뒷면에 1만3000여 가닥의 선이 매우 정교하게 배치돼 있으며, 현대 첨단과학 기술로도 아직까지 온전한 복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할 정도로 그 제작 기법은 베일에 가려 있다. 특히 철기 시대도 아닌 청동기 시대에 이와 같은 정밀하고 가는 선의 문양 거울을 만든 것은 놀라운 일로 여겨진다.

    박물관 측은 “1㎜에 3개의 선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수작업에 의한 실측이 불가능하고 사진을 토대로 하는 도면화에도 한계가 있었다”며 “3D 스캔 데이터를 활용해 기본 형상을 조합하고 일러스트레이터 및 폴리웍스로 드로잉을 실시한 결과, 8개월 만에 도면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물 틀이 석범이 아닌 가는 입자의 모래를 사용한 토범(사형)에 의해 제작되었다는 사실이 최초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청동기 시대에 가는 선을 새길 수 있었음이 드러났다.

    또 이번 조사 결과 다뉴세문경의 성분 비율은 ‘주례(周禮)·고공기(考工記·중국의 가장 오래된 공예기술서)’에 전하는 비율과 거의 같다는 사실이 확인됐다.즉 다뉴세문경은 구리(Cu)와 주석(Sn)의 혼합비율이 65.7 대 34.3으로, 중국에서 전해지는 ‘황금비율’(66.7 대 33.3)과 비교했을 때 1%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동안 중국 거울을 포함해 황금비율에 맞춰 제작된 거울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 고함유량의 주석이 사용됐기 때문에 거울은 거의 은백색을 띠었으며, 그 결과 반사율이 높아져 사물을 비추는 데 매우 적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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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09.04.06 (월) 17:24, 최종수정 2009.04.06 (월)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