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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화·근대미술의 정수 한자리에...

눌재상주사랑 2009. 5. 25. 00:41
고서화·근대미술의 정수 한자리에
  • ◇ 자하 신위 '산수도'
    지난해 불어닥친 경제위기로 미술시장도 침체를 겪으면서 그동안 현대미술에 가려져 있던 고미술에 대한 관심이 연초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올해 초 갤러리 학고재가 연 ‘한국 근대서화의 재발견’전은 화랑가에서 오랜만에 열린 고서화전으로 관심을 받은 바 있으며, 5월 들어서는 간송미술관이 봄 정기 전시로 겸재 특별전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전시 외에도 세련된 현대미술 대신 옛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우림화랑의 고서화전=서울 관훈동 우림화랑은 19일부터 6월3일까지 ‘묵향천고(墨香千古)―신록의 향연’전을 연다. 한국 근대 서예 60여점, 그림 80여점 등 140점가량이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겸재 정선과 심사정 등의 일부 작품은 개인 소장자에게 빌린 것으로 판매하지 않는다. 임명석 우림화랑 대표는 “몇년간 준비해온 기획전으로 전통 고서화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품작 중 그림으로는 임자년(1560)과 계축년(1561년)생인 10개 문중의 선비 11명이 1610년 계모임을 연 기념으로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린 ‘임계계회도(壬癸契會圖)’, 표암 강세황의 산수도, 단원 김홍도의 ‘강상한취도’, 신위(1769∼1847)의 산수도, 청전 이상범의 ‘강촌어주도’, 오원 장승업의 화조도, 소정 변관식의 ‘산수십폭병풍도’ 등이 있다.

    서예로는 명성황후가 조카의 결혼을 축하하는 뜻을 담아 쓴 ‘오언축시’, 고종황제의 ‘청학정(靑鶴亭)’ 편액도 눈에 띈다. 또 추사 김정희, 자하 신위, 석파 흥선대원군, 백범 김구, 이승만 대통령의 글씨 등이 선보인다. (02)733-3788
    ◇ 추사 김정희 '농장인실현액'
    ◇ 소정 변관식 '산수도'

    ◆가람화랑의 근대미술전=박수근, 도상봉, 오지호 등 한국미술사를 빛낸 근대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다. 관훈동 가람화랑은 박수근, 도상봉, 오지호, 장욱진, 박고석, 정규, 최재덕, 황염수 등 작고 화가 8명의 작품 30여점을 전시하는 ‘한국근대미술명품전Ⅱ’를 18∼30일 연다. 송향선 가람화랑 대표는 “고희동이 서양화를 배우려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지 100년이 되는 시점에서 현대미술로 쏠린 관심을 근대미술로도 돌리기 위해 200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한 기획전”이라고 말했다. 
    ◇ 박수근 '빨래터'

    특히 이번 전시 출품작 중 눈에 띄는 것은 박수근의 ‘빨래터’다. 2007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한국 최고가에 팔렸다가 현재 진위 여부로 소송 중인 논란 속 그 작품은 아니지만 구도와 기법 등은 매우 유사하다. 박수근은 비슷한 구도의 빨래터를 여럿 그렸는데 이는 박수근의 이 소재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것이다. 송 대표는 “1975년 문헌화랑의 ‘박수근 10주기 기념전’에 걸렸던 그림으로, 출품이 늦어져 당시 도록에는 실리지 못했고 열화당의 참고도판에 소재 불명으로 명시된 작품”이라며 “개인 소장품으로 30여년간 공개된 적이 없다가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도상봉의 ‘항아리’와 ‘라일락’, 최재덕의 ‘하얀 집의 테라스’, 오지호의 ‘해경’, 장욱진의 ‘관폭도’와 ‘팔상도’ 등이 전시된다. (02)732-6170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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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09.05.21 (목) 20:40, 최종수정 2009.05.21 (목)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