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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갤러리] 목욕하는 다이아나 -프랑수아 부세

눌재 2009. 6. 22. 15:56

[토요갤러리] 목욕하는 다이아나
 
 
 
▨ 목욕하는 다이아나

작가: 프랑소아 부셰(1703~1770)

제작연도: 1742년

재료: 캔버스 위에 유채

크기: 57×73cm

소재지: 루브르미술관(프랑스 파리)

17세기, 태양왕 루이 14세에 의해 유럽 최초의 절대왕조를 수립한 프랑스는 18세기에 이르면 유럽의 정치·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서도 르네상스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를 제치고 마침내 명실상부한 유럽의 중심으로 부상한다.

로코코미술은 이러한 막강한 국력을 배경으로 파리를 중심으로 발전해 18세기 전반의 유럽 미술사를 대표하는 양식으로 자리 잡는데 이 양식의 창시자가 바토라면 그 절정기를 이룬 화가는 부셰라고 할 수 있다. 화가 부셰를 이야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퐁파두르(Pompadour) 후작부인이다.

그녀는 비록 평민출신이나 뛰어난 재치와 미모로 일약 파리 사교계의 별이 되었으며, 결혼한 신분으로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아 그의 정부가 되면서 후작부인의 지위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퐁파두르 부인은 지나친 사치로 인해 국민의 증오를 받았으며, 훗날 프랑스 혁명의 원인을 제공한 여인으로, 또는 ‘20년은 처녀로, 15년은 창녀로, 7년간은 뚜쟁이로 산 여인’이라는 잔혹한 평가를 듣기도 하지만, 문화·예술 면에서는 뛰어난 안목과 교양으로 수많은 학자와 예술가를 후원함으로써 소위 살롱(Salon)문화의 전형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부셰도 퐁파두르 부인의 총애를 받아 궁정화가가 되었으며, 그녀의 많은 초상화를 그리기도 하였다. 부셰는 바토(Watteau)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1723년 왕립미술아카데미에서 회화대상을 받은 후 이탈리아로 유학해 티에폴로(Tiepolo)를 연구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화가와는 달리 그는 로코코 양식을 영웅적이거나 종교적인 주제에 사용하지 않았고, 1731년 프랑스로 돌아온 후 오히려 신화적인 장면과 전원극에서 따온 장식에 전념했다. 퐁파두르 부인의 후원은 감각적이고 명랑한 분위기의 신화를 소재로 한 그림들과 목가적인 풍경화들을 그리던 부셰를 당시 귀족과 부르주아들의 퇴폐적인 취향에 맞추게 했다.

즉 사랑과 쾌락의 에로틱한 신화 이야기를 즐겨 그리게 만드는데 이로 인해 그에게는 한때 ‘음탕한 화가’‘엉덩이 화가’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기도 했다. 발표 당시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했던 이 작품은 로마신화 중 여신 다이아나와 그녀가 총애하던 님프 칼리스토를 그린 것으로 언뜻 보기에 아름다운 두 여인의 평범한 누드화 같다.

그러나 사실 이 그림의 내용은 다이아나로 변신한 제우스가 칼리스토를 속이고 관계를 가진 후 칼리스토의 의심을 받는 상황을 묘사한 것으로, 한발 더 나아가 관객들에게 다이아나와 칼리스토 사이의 동성애까지 상기시키고 있다. 그야말로 에로티시즘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로코코미술은 인간의 실생활에 쾌적함을 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이성의 힘이 인간생활을 충실하게 하는 근본이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미술을 현세를 향락하기 위한 유력한 도구로 간주했던 것이다. 권기준 대구사이버대 미술치료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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