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最古’ 9세기 부적 발견
창녕 화왕산성서… 최근에도 쓰는 기호 사용 확인 |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
9세기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현존 최고(最古)의 부적(符籍) 목간이 확인됐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24일 “지난 2002~2005년 경남 창녕 화왕산성 저수지에서 출토된 목간을 재판독하는 과정에서 목제뚜껑으로 막혀 있는 단경호(短頸壺·목 짧은 항아리) 내부에서 3점 1조로 출토된 목간에 쓰여진 묵서(墨書·붓글씨)가 요즘의 부적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글자의 모양을 하고 있으나 그 의미가 통하지 않는 목간의 묵서는 별자리나 문자를 도안화해 만든 도교의 부록(부적)이란 것. 부적 목간은 3점이 위, 아래 2곳에 쇠못으로 연결된 상태로 출토됐다. 원래 길이 16.5~17㎝, 너비 1.9~2㎝, 두께 0.4㎝ 정도인 목간 양면에 묵서를 한 뒤 3조각으로 나누고 모서리를 다듬어 못으로 고정해 항아리에 넣고 나무뚜껑으로 밀봉한 다음 일정한 의례(기우제?)를 마무리하면서 화왕산성 저수지에 투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과 달리 목간의 재판독에서 많은 글자와 기호가 확인됐다. 특히 1면에 ‘시(尸)’자 밑에 ‘□’자가 4개 있는 것은 최근에도 사용되고 있는 배의 안전을 기원하는 부적인 ‘선사부’의 ‘시(尸)’자 밑에 ‘일(日)자’가 4개 있는 것과 유사해 주목된다. 김 연구관은 “시(尸)는 삼시(三尸·인체 내에 있으며 사람의 수명과 질병, 욕망 등을 좌우하는 세가지 벌레)를 의미하고 ‘□’는 해(일·日)나 별자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표시는 중국에서 후한~남북조시대까지는 ‘○, ●’로 했다가 당나라에 들어와 ‘□’로 변했다는 것. 김종대(민속학) 중앙대 교수는 “용도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기가 올라가는 부적임에 틀림없다”고 밝혔다. 김 연구관은 이번 부적 목간 판독 결과를 오는 28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한국목간학회 제4회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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