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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전 가야 여인의 ‘부활’

눌재 2009. 11. 25. 17:53

1500년전 가야 여인의 ‘부활’

16세때 순장… 키 153㎝-허리 21.5인치에 목 긴 ‘8등신’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경북궁 국립고궁박물관 1층 중앙로비에 전시된 16세 가야여성의 복원된 인체 모형(왼쪽)과 제작과정(오른쪽). 신창섭기자 bluesky@·문화재청 제공
실물크기 복원은 처음

‘작고 귀여운, 남자의 품에 꼭 안길 정도의 아담한 여성.’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1층 중앙로비에서 1500년 전 16세 순장(殉葬) 여성인골의 인체복원 모형을 공개한 강순형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은 6세기 초 경남 창녕 비화가야(非火伽倻)의 권력자의 시녀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여성이 목이 긴 ‘8등신 미인’이었다고 밝혔다.

근육피부를 복원하고 머리카락을 하나씩 심은 결과 최종 키는 153.5㎝로 오늘날 기준에서 볼 때는 작은 편에 속하지만 얼굴도 작아 현대 미인의 기준인 8등신에 속한다는 것.(문화일보 11월5일자 2면 참조)

이날 인체복원 모형 공개로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06~2007년 경남 창녕군 송현동 15호분에서 발굴한 순장인골 4구를 대상으로 시도했던 학제(學際)간 융합연구인 ‘고대 순장인골 복원연구사업’도 보고서 발간 등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1500년 전 이 땅에 살았던 한국인의 얼굴과 몸을 과학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성과다. 인체복원 모형을 보면 16세 가야 여성의 생김새는 턱뼈가 짧아 얼굴이 넓었지만 목이 긴 미인형이다. 팔이 짧은 대신 손가락·발가락은 길며 허리는 21.5인치로 현대인(평균 26인치)에 비해 가늘었다. 상체가 하체보다 큰 편이며 무릎을 많이 꿇는 생활을 하는 등 전체적으로 운동량이 많아 군살 없는 단단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는 게 강 소장의 설명이다. 눈은 쌍꺼풀이 없는 것으로 복원됐다. 강 소장은 “인골 발굴을 많이 했지만 실물대의 모형을 만들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인체복원 모형작업에는 조각가이자 미술해부학 전문가인 김병하씨, 박찬욱·봉준호 감독의 영화 ‘박쥐’‘마더’에서 분장을 담당했던 CELL팀이 참여했다. 순장인골의 인체복원 모형은 25~29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되며 12월1~6일 창녕박물관에서 전시된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