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why?] 조르주 루오/늙은 왕 투박함 속에서 강렬한 색채가 주는 생동감 전해져 | ||||||||||
그 중 ‘모네에서 피카소까지전’과 함께 2006년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은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에는 프랑스 화가 루오의 삶에 대한 고민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강렬한 색채와 마티에르로 그려낸 대표작과 미발표작 170여 점이 소개됐다. 한번 기획에 수십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국내 미술전시회는 어떤 작가를 언제, 어떻게 기획하느냐에 따라 흥행의 성패가 판가름난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생활이 어려워지고 가치관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루오와 같은 화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건 여러 의미가 있다. 루오는 고난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불굴의 화가라는 점에서 관람자들에게 새로움 힘과 용기를 주기 때문에 즐겨 초대되는 작가 중 한명이다. 루오만큼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화가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내면의 고뇌와 성찰을 열정적이고 강렬한 색채와 터치로 그린 그의 그림 속에는 인생의 밑바닥에서 생활하는 인간에서부터 왕과 예수에 이르기까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조르주 루오(1871~1958)는 마티스,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전반을 대표하는 화가다. 야수파와 입체주의, 표현주의로 나누었을 때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못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표현적인 화필과 강렬한 색채와 같은 기법적인 면에서는 야수파와 공통점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야수파 화가들이 도심생활의 즐거움을 화폭에 담았다면 루오는 순종과 고통, 죽음과 부활 같은 종교적 주제를 화폭에 담았다. 그의 작품 형태를 뚜렷하게 구분지어주는 두텁고 검은색을 띤 선들은 젊은 시절 중세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수리하면서 느꼈던 영감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표현해냈다. 중세 기독교 벽화에서나 느낄 수 있는 투박함 속에서도 강렬한 색채가 주는 생동감이 묵직하게 전해진다. 그 중 〈늙은 왕(老王)>은 신비롭게 가라앉은 화면 속에서 전혀 왕의 권위나 위엄이 느껴지지 않는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있다. 화려한 보석으로 장식된 의상과 대조적인 이미지로 표출된 왕의 얼굴은 근심으로 가득 차 적막감마저 느끼게 해 준다. 김태곤(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
- 2010년 04월 22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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