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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전통음식·와인 들며 월드컵 즐겨볼까<세계일보>입력 2010.06.10 (목

눌재 2010. 6. 11. 14:57
남아공 전통음식·와인 들며 월드컵 즐겨볼까<세계일보>
  • 입력 2010.06.10 (목) 22:14, 수정 2010.06.09 (수) 22:13
부산롯데호텔 송병용·이자재 조리장에게 듣는 음식 이야기
  • 월드컵의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었던 만큼 남아공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남아공은 다민족 국가인 만큼 요리 또한 다양하다. 여러 가지 음식문화가 섞여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수백 년 동안 유럽 국가들의 식민지로 있으면서 백인의 음식 문화와 원주민인 흑인의 음식문화가 섞였다. 여기에 인근 아프리카 국가 점령국들의 음식 문화와 노예로 끌려온 동남아시아 지역 사람들의 음식 문화가 더해지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남아공에서는 육식을 즐긴다.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는 물론 양고기·타조고기·악어고기도 즐겨 먹는다. 또 동남아시아의 영향으로 카레 등 향식료가 발달했다. 특히 고수잎은 먹으면 그 특유한 향 때문에 모기 등 해충이 다가오지 않으며, 체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더운 남아공에서 즐겨 사용하는 향식료다.

    남아공 음식을 선보이고 있는 부산롯데호텔의 페닌슐라 송병용 조리장, 라세느 이자재 조리장의 도움으로 남아공 음식에 대해 알아봤다.

    # 브라이

    대표적인 남아공 음식 중 하나인 브라이는 일종의 바비큐다. 양고기를 최고로 치며, 쇠고기나 닭고기 등도 브라이로 요리해 먹는다.

    백인 음식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한가한 주말이 되면 공원이나 유원지 여기저기에서 브라이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브라이 틀에 숯을 넣고 불을 지핀 뒤 ‘브라이 솔트’라고 하는 소금을 뿌려가며 고기를 충분히 익혀준다. 다 익었으면 먹을 만큼 잘라 와인이나 맥주를 곁들여 가족끼리 나눠 먹는다.

    # 사사티

    사사티는 꼬치에 꿰어 불에 구운 고기다. 말레이시아에서 남아공으로 온 무슬림들이 사사티를 해먹으면서 알려지게 됐다고 한다.

    무슬림들은 양고기를 주로 이용하지만 종교가 상관이 없다면 닭고기, 돼지고기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꼬치에 꿰고, 양파·살구 등을 사이사이에 끼워 익힌다. 고기는 양파·살구잼·마늘·후추·소금·카레가루·월계수잎·설탕·식초 등을 넣어 만든 소스에 24시간 동안 끓여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다.

    # 보보티

    ◇남아공 전통 음식인 보보티와 아마룰라 치즈케이크, 고수를 곁들인 갑각류 수프, 샐러드, 루이보스티(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와 함께 즐기면 좋다.
    보보티는 몇 되지 않는 남아공 원주민의 전통 음식이다. 다진 고기에 강황가루·건포도·사과·말린 고수잎 가루·빵가루 등을 잘 섞어 굽는다. 여기에 계란·크림·요구르트를 섞어 얇은 계란 지단을 만들어 고기 위에 올려 함께 먹는다. 생김새는 햄버거 패티와 비슷하다. 카레 맛, 고수잎의 맛과 향이 약하게 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도 거북하지 않다. 현지에서는 양고기와 쇠고기를 섞어 만든다. 넓은 그릇에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 나눠먹는다고 한다.

    # 브레보스

    독일 음식문화의 영향을 받은 브레보스는 농가에서 만든 소시지다. 남아공 바비큐 요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먹음직하고 맛있게 양념한 남아공식 쇠고기 소시지 브레보스는 오늘날 영국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까지 수출되고 있다. 다진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절반 정도씩 섞고, 고수잎·후추·마늘 등 양념을 한 뒤 소시지 껍질에 밀어 넣어 숯불 위에서 익힌다.

    # 루이보스티와 디저트

    한국에서는 건강식품 코너에서 팔리고 있는 루이보스티는 남아공 가정에서 필수품이다. 남아공 원주민들이 ‘불로장수 음료’로 여겼던 루이보스티는 희망봉 인근에서 자생하는 침엽수 ‘루이보스’의 잎을 잘게 자른 뒤 발효시켜 만든다. 철과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알레르기 증세 완화와 노화방지, 피부미용 등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피부에 바르면 미용효과도 있다고 한다. 남아공에서 즐겨먹는 디저트인 아마룰라 치즈케이크는 남아공 고온지대에 사는 식물의 한 종류인 ‘마룰라’ 열매를 숙성시켜 술로 만든 뒤 치즈와 섞어 만든다.

    이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