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 일몰
낮부터 잔을 주고 받는다
지난해 영희 사위보던 날 갔던
제방 너머
물소리 끊이지 않던
서보 그 식당
마당가
산수유 붉은 열매
입술로 자근대며
둥근 북에 배냇 발질하듯지는 해가 물고 문다
해 그림자
처마를 짚고
마루턱에 내려앉는다
낮 술 이기려는
눈 꺼풀 버텅질에
눈자위가 간지럽다
낮 달은
서편 하늘에 걸려있고
오랜 벗 마주해
술잔 기울이니
목젖은 닭벼슬마냥 충혈이 되어
울대마저 덩달아 떨걱인다
물가 보쪽에는
깨어진 일몰이
봇 물결따라
그렁그렁
해울음일고
황혼이 천지에 가득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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