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들어주지 않을 때
마음 한 구석에선
아픔이
군살 깍이 듯 한다
심장 한 구석에선
겸연쩍어
성냥불처럼 까물까물
성화도 드러내지 못한 채
알 수 없는 눈치
대답을 듣지못하고
오랜 시간 기다릴때
안으로 다듬이질 치는 아픔이 온다
반박하지 못해 생긴 상처
입김을 후~ 불어본다
인정되지 아니하는
형편들이
여러 차례 담금질하고
사그러질 숯 덩이로 변한다
가까스로
버려진 서운함이 이슬로 맺혀서는
그런 나를 먹여 살린다
남을 인정하지 않았던 지난 나날을 딛고서
얻은 깨달음
마음에 수정같은 날을 세운다
겨울
파란 하늘 드러낸 채
까치밥으로 매어달린
붉은 연시
스치는 바람이
가지 끝에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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