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갤러리] 푸른 산 / 칸딘스키 作 독일 표현주의 리더 칸딘스키 "물질에 갇힌 정신성을 봐야한다" | ||||||||||
작가:칸딘스키 (Wassily Kandinsky 1866~1944) 제작연도:1909년 재료:캔버스 위에 유채 크기:105×96㎝ 소재지: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칸딘스키라는 이름을 들을 때 우리의 뇌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최초의 추상작가라는 타이틀일 것이다. 주로 독일에서 활동한 그는 독일 표현주의 운동의 중요한 두 갈래 중 하나인 ‘청기사 그룹’의 리더였다. ‘다리파’ 그룹이 현대인의 삶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조명한 반면 그는 정신성이라는 초월적인 가치의 회화적 표현에 집착했는데, ‘비가시적인 것의 회화적 현현’이라는 그의 예술적 목표는 결국 추상회화라는 새로운 영역의 개척으로 그 결실을 맺는다. 즉 추상회화의 탄생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어느 날 뒤집어진 그림을 보고 착안한 우연의 산물이라고 보는 것은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우연히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작가의 그간 노력을 모두 무시하는 단순한 사고이다. 칸딘스키의 예술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로서의 그의 일생에 큰 영향을 끼친 몇 개의 요인을 미리 알아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는 모스크바의 인상파 전람회에서 형태가 알아보기 힘들 만큼 흐트러진 모네의 <노적가리>를 관람한 후 “오늘 처음으로 나는 그림을 보았다”고 말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사건이다. 또 다른 하나는 바그너(Wagner)의 오페라 ‘로헨그린’(Lohengrin)에 심취한 그는 바그너가 주장한 통합예술에도 공감하게 되는데, 이는 모든 예술을 통합해 하나의 완전한 공감각(Synesthesia)의 예술을 만들고자 하는 영감의 근원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아마 신지학(神智學: Theosophy)일 것이다. 이는 칸딘스키뿐만 아니라 몬드리안과 밀레비치 등 당시 추상의 개척자로 알려진 대부분의 화가들에게 공통된 사항으로, 모든 존재의 궁극적인 본질을 사물의 물질성 속에 갇혀있는 정신성으로 보는 신지학의 가르침은 이들로 하여금 사물의 겉모습을 모방하는 구상회화의 한계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해 준다. 이 작품은 뮈르나우(Murnau)에 거주할 때 그려진 추상 직전 단계의 그림이다. 좌우 대칭적인 대담한 구도의 이 작품을 보면, 우선 인물들과 말, 산과 나무들의 형은 간략하게 단순화되어 형 그 자체로서의 의미를 점차 잃어가고 있는 반면에 작가가 정신성의 표현에 있어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했던 선과 색, 그 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한 색이 화면 전체를 압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재현의 역할에서 벗어난 강렬한 색채의 대비에서 야수파의 영향을 짐작할 수도 있으나 그에 못지않게 작가가 그토록 사랑했던 고국의 민속미술과의 연관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야수파의 시각적인 쾌감과 평면적인 느낌을 주는 색채와는 달리 칸딘스키의 그것에는 일종의 신비한 느낌을 주는 깊이감, 그것도 마치 차분한 가운데 떨리는 듯한 깊이를 느낄 수가 있다. 칸딘스키의 그림은 분명 표현주의 미술로 분류되고 있으나 야수파 그리고 다리파와도 이렇듯 근본적인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권기준 대구사이버대 미술치료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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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0월 24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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