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성산산성서 신라 목간 31점 추가 출토
성 외벽보강시설서 나무울타리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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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산성 출토 목간의 적외선 촬영 모습.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1991년부터 성산산성을 발굴해 지난해까지 목간 277점을 출토한 바 있는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올해 제14차 발굴조사 결과 목간 31점을 수습하는 한편 성 외벽 보강시설과 부엽공법(敷葉工法·제방이나 도로 축조시 나뭇잎과 나뭇가지를 깔아 기초를 만드는 고대 동아시아 토목공법) 구간의 나무 울타리 시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추가 발굴된 목간에는 ‘仇利伐’(구리벌)·‘及伐城’(급벌성)·‘○○村’(○○촌) 등과 같은 지명과 ‘稗石’(패석·피 1섬)ㆍ‘稗麥’(패맥·피와 보리)과 같은 곡물 이름이 적혀 있었다. 신라가 6세기 중엽 성산산성을 축조할 때 여러 지방에서 보낸 식량과 물품에 붙인 하찰(荷札·물품 꼬리표), 즉 지금의 바코드와 비슷한 기능을 한 셈이다.
특히 성산산성 목간 중에서는 처음으로 ‘고’(角+瓜)라고 일컫는다면 목간도 출토됐다. 고란 널판지 모양이 아니라 나무의 여러 면을 깎아 평면을 마련한 다음 각 면에다가 글씨를 쓴 목간을 말한다. 연구소 측은 “다른 목간들처럼 수하물품의 연원과 수량을 적은 것으로 추정되나 행정문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글씨와 내용에 관한 정확한 판독은 1년 뒤쯤 나올 예정이다.부엽공법 구간에서는 목간과 함께 토기, 철기 등의 인공 유물과 함께 동물뼈, 조가비, 씨앗과 같은 자연유물 600여점이 함께 출토됐다. 연구소는 “부엽공법은 고대 한·중·일에서만 사용된 대표적인 연약지반 토목 기초공법으로, 고대 동아시아사 연구에 있어 귀중한 실증 자료”라면서 “고대 자연유물은 1500년 전 환경을 복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굴 성과에 대한 설명회는 28일 오후 2시 발굴 현장에서 열린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 기사입력 2009.10.27 (화)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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